조선전기와 임진왜란 시기의 일본 관련 유적 - 제포왜관터, 웅천왜성 북동 유라시아의 전쟁과 문헌

이번 진해 답사에서는 해군사관학교, 진해 구 시가지, 웅포왜성, 안골포왜성(웅포안골왜성)을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고니시 유키나가의 거점이었던 웅포왜성 풍경입니다. 사진 속의 돌무더기는 성에서 항구로 나가기 위해 비탈에 닦은 길이라 합니다. 이 성을 7-8개월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매우 급한 경사로 이루어진 이 산 위에 이정도 규모의 성을 쌓으려면 조선인민들이 참 많이 죽었겠다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이 성에서 예수회 신부 세스페데스가 미사를 열었다고 해서 천주교계에서는 이 지역을 성지라고 주장하더군요. 황사영 백서사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참 미묘한 역사적 맥락입니다. 세스페데스의 미사가 누구로부터 누구를 지키기 위한 미사였는지 생각하면 당황스럽지만, 천주교의 그러한 모습은 이른바 대항해시대 이후 반복되어온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종교적 맥락에서만 보자면 천주교측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진은 조선전기 3포 가운데 하나인 제포 왜관의 터로 생각되는 산비탈입니다(이 지역에 대한 설명은 군사 블로거 팬저님의 포스트에 상세 http://panzercho.egloos.com/2763784). 비탈에 인공적으로 층층이 평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아직 전면적인 발굴 조사는 되지 않았지만, 평지마다 주거시설이 있었을 거라고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전체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이 산의 앞뒤에 공업단지와 항만이 조성중이던데, 역사적인 국제항으로서의 기능을 한 웅포 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 및 역사적 기억을 전하는 시설(박물관, 복원 등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덧글

  • 2012/01/16 21:1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헤르모드 2012/01/16 22:06 #

    마지막 구절에서 제기하신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에 답사를 함께 하신 모 선생님이 지속적으로 제안을 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앞으로 주목하려 합니다. 익명님의 포스트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 팬저 2012/01/17 10:31 #

    제포왜관터의 경우 만큼 훌륭한 콘텐츠가 없는 것인데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고 감사하네요.
  • 헤르모드 2012/01/17 13:55 #

    관계자분들 이외에 팬저님이나 저같은 사람들도 바깥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의 공단, 항만 건설 속도가 워낙 빨라서 발굴과 보존이 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무척 걱정되었습니다.
  • 팬저 2012/01/17 14:11 #

    진해에 사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우수영도훈도 2012/02/10 09:47 # 삭제

    좋은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진해에서는 보통 웅천왜성이라 부르는데... 웅포왜성이 정식 명칭이었나 봅니다. ㅠㅠ 여튼 이렇게 연구해 주시는 분이 직접 진해까지 와주시고 ㅎㅎ 진해시민으로 영광입니다. 만약 앞으로 오시면 한번 뵙고싶습니다 !
  • 헤르모드 2012/02/10 10:56 #

    감사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웅천왜성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저도 무슨 근거가 있어서 웅포왜성이라고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혼란을 초래해서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진해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사를 포함한 다양한 시대의 역사적 유물이 켜켜이 쌓여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곳을 이제서야 가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가려 합니다. 혹시 뵐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2012/02/10 14:33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헤르모드 2012/02/10 16:03 #

    그러셨군요. 한 다리 건너 서로 아는 사이였네요^^ 우리 두 명의 중간에 계신 지인께서 설명해주시기로는, 3포 시절의 왜관을 감시하기 위해 읍성이 있었고, 3포 시대의 왜관을 기억하던 쓰시마 소케 + 고니시 유키나가가 현재의 웅천왜성 자리에 성을 쌓았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계신 같은 학교 같은 학과의 선생님을 바로 얼마전에 규슈대학에서 뵙고 학문적 교류를 가졌습니다. 세상은, 특히 업계는 참 좁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