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흥미를 갖게 된 프로야구팀, 도호쿠라쿠텐 (東北楽天ゴールデンイーグルス). 그 흥미의 원천은 뭐니뭐니해도 노무라 가쓰야 (野村克也) 감독이었습니다. 각종 언론에서 수 년 간 노무라 감독에 스포트를 맞춘 영향을 제가 받은 것이겠지만, 노무라 감독 덕분에, 십 수 년 간 잊고 있던 야구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이었습니다. 집 근처에 잠실야구장이 있었고, 서울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OB베어스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MBC청룡도 서울이 연고지였군요. 아마도 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다보니 그랬던가 싶군요 ㅎㅎ
OB베어스가 원년에 우승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특히 박철순 선수의 분투, 그리고 당시의 혹사 때문에 생긴 허리디스크로 인한 오랜 부진. 아마도, 1982년 이후 이어진 OB베어스의 부진으로 인하여, 그 후, 야구에 대한 저의 관심은 약해져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알듯 모를듯, OB베어스에 대한 관심 또는 애정은 이어져 간 듯, 늘 프로야구 순위표에서 OB베어스을 찾아서는, 하위권에서 OB베어스의 이름을 발견하여 왠지 씁쓸함을 느꼈고, 1995년에 한국시리즈에서 OB베어스가 우승했을 때에는 매우 기뻤습니다.
그 뒤, OB베어스의 팀명이 두산베어스로 바뀌자, 예전에 집에 있었던 <<동아원색세계대백과사전>>의 이름이 <<두산세계대백과사전>>으로 바뀐 것과 맞물려, '두산'이라는 이름에 대한 막연한 반감으로 인하여, 두산베어스에 대해서는 '나의 팀'이라는 느낌을 갖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 적고나니, 어릴 때의 기억과 느낌이란 이렇게 단순한 것인가 싶습니다 ^^;;;)
그리고, 일본에 와서 노무라 가쓰야라는 감독을 알게 되었습니다. 빈궁한 유년시절을 거쳐, 노력과 분석력으로 일본야구에 각종 기록을 남긴 감독의 개인사는 물론이려니와, 일본 프로야구 재편의 파고 속에서 밀려난 선수들과 자기 지역 연고의 야구팀을 갖지 못한 도호쿠 지역의 팬들로 이루어진 도호쿠 라쿠텐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낸 감독의 능력에 관심이 가더군요.
부진에 시달리던 야마사키 다케시 선수를 다시 4번타자로 부활시키고, 고집센 다나카 마사히로 선수를 일급투수로 만들어낸 것은, 노무라 감독의 공적.사적인 능력과 노력에 의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에 대한 두 선수의 신뢰가 두 선수를 자극하여, 두 선수로 하여금 지금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게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노무라 감독의 4년 간의 싸움이 오늘 끝났습니다.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닛폰햄에 지면서, 라쿠텐의 올해 모든 시합이 끝났습니다. 경기 뒤에 라쿠텐과 닛폰햄의 선수들은 함께 노무라 감독을 헹가레쳤고, 기자단 앞에 선 노무라 감독은 "새 일자리 찾는 중" 이라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노무라 감독의 너스레 보는 재미로 스포츠 뉴스를 봐왔는데, 앞으로 한동안 스포츠 뉴스 볼 재미가 사라질 것 같군요.
저는 노무라 감독의 모습에서, 천재가 아니고 부유하지도 않은 스타트를 끊은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를 보았고, 그리고 개개인을 묶어서 1 더하기 1 로 2가 아니라 3, 그 이상을 만들어내는 인간 경영의 실체를 느꼈습니다. 내년부터 새로이 노무라 감독이 보여줄 모습을 기대합니다.
역시, 강한 사람(팀)보다는 강해져가는 사람(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ps) 오늘 스포츠 뉴스를 보니, 노무라 감독은 예전에, 고시엔에 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더군요. 어쩌면, 열혈 노장 고교감독 노무라 가쓰야가 이끄는 고교팀을 보며 흥분할 날이 곧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이었습니다. 집 근처에 잠실야구장이 있었고, 서울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OB베어스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MBC청룡도 서울이 연고지였군요. 아마도 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다보니 그랬던가 싶군요 ㅎㅎ
OB베어스가 원년에 우승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특히 박철순 선수의 분투, 그리고 당시의 혹사 때문에 생긴 허리디스크로 인한 오랜 부진. 아마도, 1982년 이후 이어진 OB베어스의 부진으로 인하여, 그 후, 야구에 대한 저의 관심은 약해져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알듯 모를듯, OB베어스에 대한 관심 또는 애정은 이어져 간 듯, 늘 프로야구 순위표에서 OB베어스을 찾아서는, 하위권에서 OB베어스의 이름을 발견하여 왠지 씁쓸함을 느꼈고, 1995년에 한국시리즈에서 OB베어스가 우승했을 때에는 매우 기뻤습니다.
그 뒤, OB베어스의 팀명이 두산베어스로 바뀌자, 예전에 집에 있었던 <<동아원색세계대백과사전>>의 이름이 <<두산세계대백과사전>>으로 바뀐 것과 맞물려, '두산'이라는 이름에 대한 막연한 반감으로 인하여, 두산베어스에 대해서는 '나의 팀'이라는 느낌을 갖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 적고나니, 어릴 때의 기억과 느낌이란 이렇게 단순한 것인가 싶습니다 ^^;;;)
그리고, 일본에 와서 노무라 가쓰야라는 감독을 알게 되었습니다. 빈궁한 유년시절을 거쳐, 노력과 분석력으로 일본야구에 각종 기록을 남긴 감독의 개인사는 물론이려니와, 일본 프로야구 재편의 파고 속에서 밀려난 선수들과 자기 지역 연고의 야구팀을 갖지 못한 도호쿠 지역의 팬들로 이루어진 도호쿠 라쿠텐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낸 감독의 능력에 관심이 가더군요.
부진에 시달리던 야마사키 다케시 선수를 다시 4번타자로 부활시키고, 고집센 다나카 마사히로 선수를 일급투수로 만들어낸 것은, 노무라 감독의 공적.사적인 능력과 노력에 의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에 대한 두 선수의 신뢰가 두 선수를 자극하여, 두 선수로 하여금 지금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게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노무라 감독의 4년 간의 싸움이 오늘 끝났습니다.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닛폰햄에 지면서, 라쿠텐의 올해 모든 시합이 끝났습니다. 경기 뒤에 라쿠텐과 닛폰햄의 선수들은 함께 노무라 감독을 헹가레쳤고, 기자단 앞에 선 노무라 감독은 "새 일자리 찾는 중" 이라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노무라 감독의 너스레 보는 재미로 스포츠 뉴스를 봐왔는데, 앞으로 한동안 스포츠 뉴스 볼 재미가 사라질 것 같군요.
저는 노무라 감독의 모습에서, 천재가 아니고 부유하지도 않은 스타트를 끊은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를 보았고, 그리고 개개인을 묶어서 1 더하기 1 로 2가 아니라 3, 그 이상을 만들어내는 인간 경영의 실체를 느꼈습니다. 내년부터 새로이 노무라 감독이 보여줄 모습을 기대합니다.
역시, 강한 사람(팀)보다는 강해져가는 사람(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ps) 오늘 스포츠 뉴스를 보니, 노무라 감독은 예전에, 고시엔에 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더군요. 어쩌면, 열혈 노장 고교감독 노무라 가쓰야가 이끄는 고교팀을 보며 흥분할 날이 곧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덧글
迪倫 2009/10/25 20:16 # 답글
저는 원년부터 도호쿠 라쿠텐 못지않은(여러 면에서) 롯데 팬이라서...작년 올해 다시 한국 야구를 챙겨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서 준플레이오프까지만 보고 말았습니다만..."역시, 강한 사람(팀)보다는 강해져가는 사람(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동의합니다!
일본 야구 소식도 그럼 앞으로 종종 부탁드려야겠습니다 ^-^
헤르모드 2009/10/25 20:25 #
오늘의 덧글들을 통하여 迪倫님의 새로운 모습, 유년시절에 접하게 되는군요.소문대로 일본의 스포츠 뉴스들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인軍'이라 부르며 신격화에 가깝게 취급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 가운데, 한신도 주니치도 닛폰햄도 못해낸, 스포츠 뉴스에서 자이언츠보다 주목받는다는 쾌거(?)를 라쿠텐의 노무라 감독이 해냈습니다. 흥미로운 일입니다. 비주류가 주류를 한 방 먹이는 느낌입니다 ㅎㅎ
Grard 2009/10/25 20:59 # 답글
저도 노무라 감독을 좋아합니다. 그 능력이나, 노력은 말할 것도 없고... 실은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질투도 많고, 음험하기도 한... 결코 인간적으로 강점이라고 할 수 없는 성격들도... 그리고 세월의 강을 건너 그 모든 것이 '손주 자랑하는 귀여운 할아버지의 투정'으로 승화된 지금의 모습들도 좋습니다. 업적을 후세에 전하는 일에 여생을 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원 우승 감독이라니...잘 어울리는 꿈 같습니다.
헤르모드 2009/10/25 21:39 #
노무라 감독에게서, 천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야구인을 보는 느낌을 받습니다.어제 인터뷰에서, 닛폰햄 선수들의 제의로 양팀 선수들이 헹가레를 쳐준데 대한 소감이 어떻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간을 남기는 것이 가장 잘 남긴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기도 일본 야구계에 약간의 공헌을 한 듯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불완전한 상태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입니다.